남도 나무
_제주, 신안, 통영, 남해
전시기간: 2025. 1. 9 ~ 1. 24
전시장소: 무늬와 공간
<작가소개>
이열(Yoll Lee) 사진가는 2012년부터 나무를 소재로 자연과 생명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있는 나무 사진가이다.
2013년 최초의 나무 사진 전시인 ‘푸른 나무’ 시리즈를 시작으로 ‘숲(2016)’, ‘꿈꾸는 나무(2017)’, ‘인간 나무(2018)’시리즈를 전시하였고, 해외 나무 사진 시리즈로 네팔 히말라야의 랄리구라스(2017), 이탈리아의 올리브나무(2018),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바오밥나무(2020), 그리고 남태평양 피지의 맹그로브나무(2023) 등을 촬영하였다.
몇 년 전부터 국내의 섬 나무 사진 촬영을 시작하여 ‘제주신목(2021)’과 ‘신안신목(2022)’, 통영신목(2023)을 발표하였고, 2024년에 ‘남해신목’을 전시하였다.
사진가 이열은 밤에 나무에 조명을 더하여 사진가가 나무를 보고 느낀 개인적인 감정과 영감을 사진에 표현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촬영한 나무는 실제의 나무가 가지는 사실성을 넘어, 다른 사진가의 나무 사진과는 다른 그 만의 나무 사진이 된다. 즉, 사진의 기록성을 바탕으로 하되, 조명을 통해 주관적인 감정의 흐름까지 가미한다는 점이 다큐멘터리 사진과 구별되는 이열 작가 사진의 특징이다.
전시의 부대행사로 1월 11일 토요일 15시에 김경훈 교수가 진행하는 <이야기와 함께하는 서양미술_카라바조 편>과 16시에 이열 작가와 박지영 아로마테라피스트가 진행하는 <나무 사진 & 아로마테라피> 가 열린다.
(부대행사 참가 신청: 010-6820-2875, bonebank@hitel.net)
<작가노트>
지난 4년 동안 제주, 신안, 통영, 남해에 속해 있는 1,500여 개 섬 중에서 보호수, 노거수, 천연기념물이 있는 모든 섬을 찾아다녔다. 그 여정에서 아름다운 절경도 보았고, 섬마다 고유한 풍속과 풍물도 보았다. 그 모든 것은 나무가 내게 건넨 아름다운 선물 같았다.
그렇게 나무를 찾아다녔지만, 결국 내가 찾은 것은 나무만이 아니었다. 그 나무들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였다. 거의 모든 나무마다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었고, 그 이야기는 언제나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생겨난 것이었다.
나무는 섬과 섬사람들과 늘 함께였다.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간직한 남해의 왕후박나무, 제주 4.3의 역사를 증언하고 있는 애월읍 봉성리 팽나무, 마을 사람들이 함께 가꾸고 지켜낸 통영 수월리 마을숲, 마을의 경계를 이루며 공동체의 보살핌을 받아 온 신안 우실의 나무들… 인간의 이야기와 같이한 많은 나무가 섬 곳곳에 살아남아 내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다.
마치 ‘기억의 도서관’ 같은 남도의 나무들을 떠올리며, 내가 살고 있는 이곳 도시의 나무들을 본다. 언제나 부산한 도시의 나무들은 또 얼마나 많은 인간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을까.
어쩌면 더 이상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도시의 바쁜 일상에 떠밀려 우리가 나무들을 돌아보지 않는 것처럼 그렇게.
Comments